The scent of the earth, Terre d'Hermes
떼르 데르메스는 인간과 대지와의 관계, 자연과 요소와의 겸손하고 조화로운 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떼르 데르메스는 인간을 그의 기원과 창조력의 원천으로 연결해주는 향수입니다.
에르메스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떼르 데르메스 라인은 2006년 출시 이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사계절 향수로 에르메스 소속이었던 전설적인 조향사 장 클로드 엘레나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향수로 자연의 풍요로움을 사랑하고 특별하게 여겼던 순수한 힘이 담겨있으며 어떤 계절에도 어울리는 우아한 클래식과 현대적인 향취를 가진 향수입니다. 오렌지의 산뜻함과 달콤함 그리고 자몽의 씁쓸함과 더불어 베티버의 거친 향과 삼나무가 주를 이루는 향은 벤조인의 풍만함과 함께 더욱 깊어집니다.
장 끌로드 엘레나(Jean-Claude Ellena)
"향수는 냄새의 이야기이며, 때로는 기억의 시이기도 합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전 에르메스 소속 전설적인 조향사 장 끌로드 엘레나 얘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1947년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Grass)에서 태어났으며 열여섯 살에 스위스 제네바의 향수 전문학교인 '지보당(Givaudan)에 입학해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향의 연금술사로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그가 탄생시킨 향수로는 시슬리의 오 드 깡빠뉴, 입생로랑의 인 러브 어게인, 불가리의 오 빠르퓨메 오 떼베르, 에르메스의 쟈르뎅, 쥬르 데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까르띠에의 데끌라라시옹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수많은 향수들이 그의 코 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입니다. 엘레나는 오로지 자신이 만들고 싶은 향만을 고집하며 상상력과 영감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그가 출판한 서적 머리글에 "향이 하나의 단어라면, 향수는 문학이다."이 쓰여있을 정도로 문학이나 장소에 영감을 많이 받으며 엘레나의 세계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그는 조향을 하기 위해 담배와 술은 일절 금하며 향이 강한 식재료들은 입에 대지도 않을 정도로 조향사라는 직업의 진정성을 추구하며, 평범한 길에서 벗어나 미니멀리즘과 단순성에 근거한 이른바 '조향 예술'을 정착시키는데 기여했습니다. 현재는 국제향수박물관홍보협회(ARMIP)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에르메스는 엘레나에게 퍼퓸 하우스를 이양 받은 크리스틴 나이젤(Christine Nagel)이 DNA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디 스파이시 노트로 조향 된, 2006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에르메스의 떼르 데르메스 오 드 뚜왈렛입니다. 향수 업계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피피어워즈(FIFI Awards)에서 2007년에 남성 럭셔리 향수 부분을 수상한 작품으로 다양한 버전으로 떼르 데르메스가 출시되었는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2006년에 출시한 버전인 오 드 뚜왈렛으로 구매를 하였으며 우디 계열의 향수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안성맞춤인 향수였습니다.
떼르(Terre)는 프랑스어로 흙과 땅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흙의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 조향사 엘레나는 동물성 향료가 아닌 광물성과 식물성 향료만을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대지의 향을 컨셉으로 하는 향수답게 대지가 생각나는 짙은 브라운 색상의 케이스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TOP NOTES - 오렌지, 자몽
MIDDLE NOTES - 페퍼, 펠라르고늄
BASE NOTES - 파츌리, 시더우드, 베티버, 벤조인
첫 향은 오렌지의 상큼하고 달콤함과 자몽의 씁쓸함이 코 끝을 향기롭게 자극합니다. 저는 첫 향을 맡고선 버버리의 위켄드 포 맨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에르메스가 여름을 타겟으로 내놓은 향수답게 첫 향은 정말 프레시하고 달콤한 향기로 탑 노트의 출발을 알리며 이후 미들 노트로 접어들면서 악센트를 주기 위해 톡 쏘는 스파이시한 페퍼와 제라늄이 코를 반겨줍니다. 아무래도 남성 향수이기에 스파이시함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지만 여타 남성 향수들과는 달리 아주 맵게 코를 찌르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베티버의 스모키하면서 우디한 흙 냄새와 파츌리의 달콤하면서도 매력적인 나무 향으로 향을 마무리하는데요. 향이 전체적으로 무겁지도 그렇다고 또 가벼운 느낌을 받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잔향이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디 하면서도 건조한 숲의 냄새가 시트러스의 향기들과 정말 조화롭게 어우러져 왜 2006년 출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향수인지, 얼마나 완벽한 향수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지속력과 발향력 부분에 있어서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향수를 뿌리고 일상생활을 하다 보니 향의 지속시간은 4시간 정도 지속되었었고, 발향력도 오 드 뚜왈렛 수준 정도였습니다. 보통 지속력과 발향력은 준수한 편이라고들 말하지만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착향자의 피부 컨디션이나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길 바라며 우디 덕후답게 시트러스와 우디 스파이시의 노트들이 정말 밸런스 있게 조화된 향수였습니다.
향수 바틀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투명한 느낌으로 일반적인 향수 바틀과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H'로고로 바틀 하단이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트러스와 우디 스파이시 노트들이 인체 황금비를 그렸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처럼 정말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가벼운 느낌으로 코 끝을 자극해 다소 무겁고 클래식한 느낌으로 잔향까지 이어지는 향수였으며 향수의 네임 그대로 흙과 땅, 그리고 건조한 숲의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본래 출시는 남성들을 타겟으로 출시된 향수지만 종종 여성 향수로도 추천해 주시는 분들을 봤는데 향이 그렇게 무겁진 않기에 우디하고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괜찮다면 여성용 향수로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향이 조금 중후함이 느껴지기에 20대 초반의 남성분들보다는 그래도 최소 20대 후반분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굉장히 지적인 느낌의 남성들의 이미지가 연상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디 스파이시 노트이기에 당연히 포멀한 착장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함과 달콤함 덕에 포멀한 착장에 위트 한 스푼을 섞은 코디와 더욱더 찰떡일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름용 향수이긴 하지만 우디하고 클래식한 향 때문에 한여름에는 더욱 상큼한 시트러스 향수들을 추천드리며 주로 봄, 초여름, 가을에 사용하시면 그 계절들과 잘 어울릴 것 같고 겨울에 사용하기엔 약간의 가벼움이 느껴졌습니다. 마치며 떼르 데르메스가 2006년 출시 이후 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시트러스와 우디 노트들의 완벽한 조합의 향수를 찾고 계시는 분들에게 한 번쯤 추천드리고 싶은 향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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