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Hermès).
에르메스(Hermès)는 가방, 의류, 스카프, 신발, 시계, 향수 등을 제작, 판매하는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로 1837년 티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ès)가 프랑스 파리에서 안장과 마구 용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탄생한 에르메스는 승마를 즐기는 왕족, 귀족 사이에서 초기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00년대 초반부터 티에리 에르메스의 아들인 샤를 에밀 에르메스(Charles Emile Hermès)와 손자인 아돌프 에르메스(Adolph Hermès),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Emile Maurice Hermès)가 비즈니스에 합류하며 여행용 가방, 실크 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가면서 장인이 만들어내는 높은 품질의 브랜드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에르메스는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주식회사에 소속된 것과 달리 오늘날까지도 6대에 걸쳐 가족기업의 형태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역사.
에르메스의 창립자인 티에리 에르메스는 1801년 프로이센(Prussia, 독일 북부의 옛 왕국(1701-1918))에 있는 크레펠트(Krefeld) 지역에서 프랑스인인 아버지와 독일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크레펠트는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리넨(Linen), 견직물 산업 등이 발달한 지역이었고 티에리 에르메스가 태어날 당시 크레펠트 지역은 나폴레옹 제국의 통치를 받고 있었죠. 또 티에리 에르메스의 부모는 숙박업에 종사했는데 티에리 에르메스가 15세가 되던 해 전쟁과 질병으로 부모를 잃어 1821년 프랑스로 건너왔다는 설과, 신교도를 따르던 가족을 따라 1828년에 프랑스 파리로 망명했다는 설 등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1837년, 티에리 에르메스는 프랑스 파리의 마들렌 광장(Madeleine Quarter)의 바스 듀 롬프르 56번가(Rue Basse Du Rempart 56)에서 안장과 마구용품 등을 생산하는 마구상을 냈습니다. 당시 이곳은 2년 전 공화당원이 루이 필리프 왕(Louis Philippe)의 행렬을 공격하여 20여 명의 사상자가 생긴 사고로 임대료가 현저히 낮아진 상태였고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았던 티에리 에르메스는 이를 이용하여 첫 사업을 시작했고 이렇게 에르메스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에르메스는 1837년 설립 이래 장인 정신과 휴머니스트적 가치에 충실해왔습니다. 창작의 자유와 가장 아름다운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그리고 오래 지속되면서 실용적이며 우아한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뛰어난 노하우의 계승이 에르메스의 독창성을 구축해온 원동력이기도 하죠.
가족 경영, 자립적 운영, 책임감 있는 회사를 추구하는 에르메스는 45개 국가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열면서 국제 유통 네트워크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제품 제작은 주로 프랑스 내의 52개 생산지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식을 고수하며 6세대에 걸쳐, 프랑스 가문의 소유로 독립적 운영을 유지해온 에르메스는 장인 정신, 창의성, 혁신 그리고 책임감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 유명세 모두를 갖춘 브랜드답게 주요 명품 브랜드 회사에서도 눈독을 들여왔습니다. 특히 LVMH에서 계속 에르메스의 지분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현재의 가족 경영진들이 그것을 막고 있는 중이며 LVMH에서 에르메스의 인수를 자사 라인업의 완성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결국 LVMH의 도발은 소송전으로 번져 LVMH와 에르메스 가문이 2010년부터 약 4년간 법정과 주식시장에서 치열하게 다투다 2014년 LVMH와의 공동 합의문을 발표함으로써 일단 공식적으로는 소송전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에르메스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이며 에르메스만의 독보적인 전통성과 비싼 가격 등으로 명품 중에서도 최고의 명품 패션 브랜드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유치 1순위인 브랜드로 꼽히며 그렇기에 입점기준이 상당히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에르메스의 의류, 신발, 가방, 스카프 등 대부분의 제품들의 가격대는 다른 상급 명품 브랜드들과 비슷하지만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이나 다름이 없는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 핸드백 라인이 따로 있고 프리미엄 핸드백은 아무나 살 수 없는 정책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라인으로 에르메스의 핸드백 라인인 버킨백과 캘리백은 2022년 기준으로 신품 가격이 캘리가 1,400만 원 정도고 버킨이 1,500만 원 선입니다. 판매량이 높지는 않지만 특수 가죽인 타조나 악어가죽이거나 하드웨어에 다이아몬드로 장식이 되어있다거나 하면 가격은 수 천만 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죠. 또한 버킨백과 캘리백은 돈만 들고 가서 산다고 살 수 있는 가방이 아닙니다. 특정 한 매장에서 한 셀러를 통해 식기, 의류, 신발, 다른 가방, 귀금속 등을 구입해서 실적을 어느 정도 쌓은 후에나 버킨백과 캘리백을 구입할 수 있어서 셀러와 어느 정도 친분도 필요합니다. 실적 없이 신품 버킨, 캘리를 사려면 리셀 샵을 가야 하는데, 리셀 샵에서 파는 신품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의 기본 가에서 2~3배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합니다.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고가 라인업 제품의 경우는 넘사벽으로 비싼 에르메스지만 그 높은 가격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아직까지 수공업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사실상 거대 기업(대표적으로 LVMH, 케링 등)의 일부가 되어버린 다른 패션 하우스들에 비해 진정으로 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 생산과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이게도 창업주의 직계 후손들이 아직까지도 오너경영을 하고 있죠. 다른 명품기업은 오너경영을 하더라도 창업주의 후손들 손을 떠나 다른 대자본에 인수된 것과 대비되는 부분. 수많은 자칭 명품 브랜드들이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일부 제품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이나 후진국에 하청을 주고 끝마무리만 본사에서 해서 사실상 중국제인 제품을 유럽의 품격이니 뭐니 하면서 비싼 가격에 팔아치우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리퍼브 서비스를 운영하던 샤넬도 2015년부터 샤넬 가방을 위한 리퍼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혀(repair/수리는 계속 함) 자신들의 상품을 평생 책임지는 브랜드는 에르메스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같은 패션계에서도 델보를 벨기에의 에르메스, 발렉스트라를 이탈리아의 에르메스라고 부르며, 스토케를 유모차계의 에르메스, 도레이씨를 안경닦이계의 에르메스, 에쉬레를 버터계의 에르메스라고 칭할 만큼 최상급 브랜드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 라인업.
에르메스의 제품 카테고리는 마구용품, 여성복, 남성복, 가방, 신발, 주얼리, 시계, 가구, 가죽 아이템, 모자, 장갑 등 총 14개의 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가죽 가방은 100% 프랑스에서 장인에 의해 제작되어 왔습니다. 에르메스의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가죽 장인 학교에서 3년 공부를 마친 후, 아틀리에에서 2년의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며 장인 수련 기간 동안에 제작하는 가방은 상품화되지 못합니다. 에르메스 가죽 아틀리에에는 현재 2,400여 명의 가죽 장인이 있는데 프랑스 노동법상 주간 근로 시간은 33시간이므로 한 명의 장인이 18시간 동안 제작하는 켈리 백이나 22시간 동안 제작하는 버킨 백은 일주일에 두 개도 채 완성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메스는 장인들에게 잘 팔리는 제품만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고 하며 장인들에게 특정 아이템의 제작만을 요구하면 장인들의 손끝은 무디어지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이유로 에르메스의 켈리 백과 버킨 백은 늘 공급이 부족하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보통 1년, 2년이 지나야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켈리 백.
켈리 백은 1837년, 에르메스 창립 당시 기수들이 사냥을 나갈 때 사용하던 ‘새들 캐리어(Saddle Carrier)’라고 불리는 백으로 처음 선보여졌습니다. 이후 여성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만들어지면서 ‘쁘띠 삭 오뜨 아 크루아(Petit Sac Haute A Courroie)’라는 이름으로 제작되었는데 1956년,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자신이 임신한 것을 가리기 위해 빨간색 악어가죽으로 만든 에르메스의 쁘띠 삭 오뜨 아 크루아를 든 사진이 ‘라이프(Life)’ 잡지의 표지에 실리며 켈리 백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켈리 백은 에르메스에서 가장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Best Seller)로서 28cm, 32cm, 35cm 등 다양한 크기로 매 시즌 새로운 버전이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버킨 백.
켈리 백만큼이나 잘 알려진 버킨 백은 영국 출신 모델이자, 프랑스의 유명한 음악가 겸 예술가인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의 전 부인인 제인 버킨(Jane Birkin)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제인 버킨은 1970년대 중반 멋스러운 편안함과 자유분방함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었고 1984년, 에르메스의 5대 회장 장 루이 뒤마가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제인 버킨이 밀짚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다가 소지품을 쏟는 것을 보고 그녀를 위해 수납이 잘 되는 검은색 가죽 가방을 제작해주면서 버킨 백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버킨 백은 25cm, 30cm, 35cm, 40cm의 사이즈가 있습니다.
집시에르 백(Jypsière Bag).
에르메스가 2008년에 선보인 집시에르 백은 기존의 버킨 백을 메신저 백(Messenger Bag, 가방의 줄을 어깨에 메는 형태의 가방으로 우편배달부의 가방에서 유래되었다) 형태로 변형시킨 모델입니다. 집시에르 백은 버킨 백의 스트랩, 금속, 버클, 그리고 백의 가장 최고점인 모서리 마감, 스티칭 작업 등의 디테일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옛날 사냥꾼, 농부, 어부들이 어깨에 메고 다녔던 '게임 백(Game Bag)'에 착안한 실용적인 크로스백 형태인 것이 특징으로 에르메스의 전 여성복 디자이너였던 장 폴 고티에에 의해 탄생했으며 원래 여성용으로 제작되었으나 큰 사이즈 모델은 남성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툴박스 백(Toolbox Bag).
툴박스 백은 에르메스가 2010년도에 처음 선보인 가방으로 작은 외관에 비해 넓은 내부 수납공간을 가지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넓은 스트랩을 적용하여 어깨에 매기 편안하도록 고안되었으며 캐주얼(Casual)한 분위기도 겸비하게 되었고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이나 악어가죽 소재로 제작됩니다.
베를린 백(Berlin Bag).
베를린 백은 에르메스가 2011년, 스포츠 쿠페(Coupe)의 가죽 시트에서 영감을 받아 선보인 것으로 전면에 패딩을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쿠션을 넣은 가죽 부분에는 에르메스가 말안장을 만들 때 적용한 패딩 노하우를 담았다고 합니다. 2013년 봄/여름 시즌에는, 사이즈는 작게 하고 비스듬하게 몸에 걸칠 수 있도록 스트랩은 좁고 길게, 잠금장치는 원래 크기를 유지하는 식으로 변형되었습니다.
애플 워치 에르메스(Apple Watch Hermès).
2015년 9월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Apple Watch Hermès를 발표했습니다. 전용 폰트로 개조된 OS와 에르메스의 가죽 줄이 특징으로 국내에서는 10월부터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며 스마트워치의 카테고리 안에서는 엄청난 가격의 명품이라 할 수 있겠지만 에르메스라는 브랜드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축에 속하는 제품군이죠. Apple Watch의 새 시리즈 발표 때, 그리고 새로운 밴드들을 출시할 때마다 꾸준히 라인업을 추가하는 중입니다.
Apple Watch 1세대의 금으로 만들어진 에디션이 Apple Watch의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 잡는 데 실패한 것과 대조적으로, Apple Watch Hermès는 Apple Watch의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확실하게 자리잡는 모양새이다. Apple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가치로 하는 최첨단 전자제품인 Apple Watch에 스위스 시계와 같은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고자 했고, 때문에 1세대 출시 당시 프리미엄 제품군을 형성하기 위해 비욘세 등 많은 연예인, 셀럽들에게 Apple Watch Edition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대신 에르메스라는 브랜드와 협업하는 걸 선택한 것. 이 에르메스와의 협업은 매우 성공적이었는데, 첫 등장 이후 매년 새로운 Apple Watch가 출시될 때마다 Apple Watch Hermès 모델이 출시되면서, 에르메스의 최상급 퀄리티의 가죽 시계줄에 스테인리스 Apple Watch를 포함한 가격 자체가 에르메스 치고 매우 저렴한 편이라, 100만 원 초중반대 가격에 명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편이다.
또한 처음 발매 당시 Apple Watch는 시계가 아니라며 스위스 시계 시장에게 무시받았었으나, Apple Watch 출시 후 3년 여가 지나면서 오직 Apple Watch 하나가 스위스 시계 시장을 압도하는 상황까지 오면서, Apple Watch Hermès의 판매량도 계속 늘어나는 중. 보통 이러한 콜라보는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Apple Watch Hermès의 경우에는 Apple 입장에서도, 에르메스 입장에서도 매우 성공적인 콜라보로 남게 되었다. 고작 100만 원~200만 원대의 Apple Watch가 팔린다고 에르메스가 많은 수익을 받지 못한다고 볼 수 있지만, 포르셰의 경우 사실 주 수입원은 대표 모델인 911이 아니라 대량으로 팔리는 저렴한 SUV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Apple이라는 초거대 다국적 기업의 판매망을 통해서 팔리는 Apple Watch Hermès 모델의 수익은 엄청날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에르메스로 명품에 입문한 사람들은 지갑이나 패션 등 다른 분야에서도 에르메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고... 결국 업계 1위의 혜안이었던 셈인데, Apple Watch Series 7까지 나오며 현재까지도 계속 Apple Watch의 프리미엄 제품 포지션을 선점한 채 유지 중이다. 어떻게 보면 명품의 주 수요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본 명품 브랜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상기했듯 에르메스의 시계는 '스트랩은 좋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었는데, 시계로서 상당한 퀄리티를 가진 Apple Watch와 스트랩으로 최고의 품질을 가진 에르메스가 만나면서 환상의 시너지가 발생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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